“내 퇴직연금이 DB인지 DC인지조차 모른다”는 직장인이 여전히 많다. 그런데 이 한 글자 차이가 노후 자금 규모를 좌우한다. 이 글은 둘의 차이와 선택 기준을 직장인 입장에서 정리한다.
DB와 DC, 한 줄로 끝나는 핵심 차이
- DB(확정급여형): 받을 금액이 정해져 있다. 회사가 굴리고, 운용 손익은 회사 몫
- DC(확정기여형): 회사가 넣는 금액이 정해져 있다. 내가 굴리고, 운용 손익은 내 몫
- 결국 **"누가 위험을 지고, 수익이 누구 것이냐"**의 차이다
DB는 퇴직 시점 임금에 따라 급여가 정해져 본인이 신경 쓸 게 없고, DC는 회사가 입금한 돈을 직접 운용해 불리거나 까먹는다.
내 퇴직금은 누가 굴리고 수익은 누구 것인가
2026년 5월 발표된 금융감독원·고용노동부 백서가 이 차이를 숫자로 보여준다. 2025년 말 퇴직연금 총 적립금은 501조4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6.1% 늘었고, 연 수익률은 **6.47%**로 제도 도입 이래 최고치였다.
| 제도 | 적립금(비중) | 연 수익률 |
|---|---|---|
| DB(확정급여형) | 228조9000억(45.7%) | 3.53% |
| DC·기업형 IRP | 141조6000억(28.2%) | 8.47% |
| 개인형 IRP | 130조9000억(26.1%) | 9.44% |
DB가 가장 낮고 DC·IRP는 두 배 이상 높다. 회사가 보수적으로 굴리는 DB와, 개인이 직접 운용하는 DC·IRP의 차이다.
임금상승률 vs 운용수익률 — 선택의 진짜 기준
선택의 본질은 단순하다. 내 임금상승률이 높으냐, 시장 운용수익률이 높으냐다.
DB형 퇴직급여 공식은 1일 평균임금 × 30일 × 총 근속연수다. 평균임금은 퇴직 직전 3개월 임금을 그 기간 일수로 나눈 값이라, 직전 임금이 높을수록 유리하다. 즉 DB는 사실상 임금상승률에 연동된다.
- 임금상승률 > 운용수익률 기대 → DB가 유리 (예: 승진·호봉 상승 빠른 직장)
- 운용수익률 > 임금상승률 기대 → DC가 유리 (임금 정체기, 투자 의지 있는 경우)
결정적인 변수는 운용방식이다. 원리금보장형 수익률은 **3.09%**인데 실적배당형은 **16.80%**로 약 5배 차이가 났다. 그런데 적립금의 75.4%(378조1000억)가 여전히 원리금보장형에 묶여 있다.
양극화도 뚜렷하다. 상위 10%(수익률 19.5%)는 실적배당형 비중이 84%, 하위 10%(수익률 0.5%)는 원리금보장형이 74%였다. **"굴린 사람과 방치한 사람"**의 격차다. DC를 골라도 예금에 방치하면 DB만 못할 수 있다.
DB에서 DC로 전환할 때 꼭 알아야 할 것
DB→DC 전환은 가능하지만, DC→DB 역전환은 원천 금지다. 개인 운용 손실을 회사에 떠넘기는 효과가 되기 때문이다. 한 번 전환하면 끝이니 신중해야 한다. 전환 시 기존 적립금은 일괄 DC 이전 또는 과거분 DB 유지 중에서 고른다.
가장 중요한 타이밍은 임금피크제다. DB는 퇴직 직전 평균임금이 기준이므로, 피크제로 급여가 20~30% 줄어든 뒤 전환하면 줄어든 임금으로 정산된다. 따라서 피크제 적용 전, 높은 임금일 때 DC로 전환해 그 기준의 적립금을 확보하는 것이 정석이다.
퇴직하면 IRP로 — 이전 규정과 절세 효과
퇴직하면 DC 적립금은 IRP로 전액 이전이 원칙이다. 일부만 옮기는 식은 안 된다. 2024년 11월부터는 DC형 사업자(금융사)를 바꿀 때 보유 상품을 매도 없이 그대로 이전할 수 있게 됐다.
IRP로 받은 퇴직금을 어떻게 수령하느냐에 따라 세금이 크게 갈린다. 연금으로 받으면 퇴직소득세를 최대 30%(수령 10년 이하)에서 40%(10년 초과)까지 감면받는다. 연금소득세율도 나이에 따라 낮아진다.
| 연금 수령 나이 | 연금소득세율 |
|---|---|
| 55~69세 | 5.5% |
| 70~79세 | 4.4% |
| 80세 이상 | 3.3% |
일시금으로 한꺼번에 받는 것보다 연금으로 나눠 받는 쪽이 세금 면에서 유리하다.
DC 운용 실전: 디폴트옵션과 위험자산 70% 한도
DC를 골랐다면 운용이 관건이다. 2023년 7월 시행된 **디폴트옵션(사전지정운용제도)**은 운용 지시를 따로 안 해도 미리 정해 둔 상품으로 자동 운용되게 한 제도로, 원리금보장형 쏠림을 막으려는 장치다.
운용 한도도 있다. DC·IRP는 적립금의 최대 70%까지 위험자산(주식형 비중 40% 초과 펀드 등)에 투자할 수 있고, 나머지 30%는 안전자산이어야 한다. 100% 주식은 못 채우지만, 70%만 잘 굴려도 장기 격차는 크다.
복리 계산기로 위험자산 70% 운용 시 30년 후 적립금 시뮬레이션 → — 수익률 가정을 바꿔가며 DB 대비 DC의 장기 격차를 직접 확인해 보자.
자주 묻는 질문
Q. 내가 DB인지 DC인지 어떻게 확인하나요? A. 회사 인사팀이나 가입된 퇴직연금 사업자(은행·증권사) 앱에서 확인할 수 있다. 본인 명의 계좌에서 직접 운용 중이면 DC, 운용 화면이 없으면 DB일 가능성이 높다.
Q. DC가 수익률이 높던데 무조건 DC가 정답인가요? A. 아니다. DC 수익은 운용 결과에 따라 갈린다. 백서에서도 실적배당형은 16.80%였지만 원리금보장형은 3.09%에 그쳤다. DC를 골라 놓고 예금에 방치하면 DB보다 못할 수 있다. 운용할 의지가 있을 때만 DC의 이점이 살아난다.
Q. 한 번 DC로 바꾸면 다시 DB로 못 돌아가나요? A. 그렇다. DC→DB 역전환은 제도적으로 금지돼 있다. 개인 운용 손실을 회사에 전가하는 구조가 되기 때문이다. 전환은 되돌릴 수 없는 결정이라는 점을 전제로 판단해야 한다.
Q. 임금피크제가 적용되면 DB가 무조건 불리한가요? A. DB 급여는 퇴직 직전 평균임금 기준이라, 임금이 깎인 뒤 정산되면 적립금이 줄어든다. 그래서 피크제 적용 전 높은 임금일 때 DC로 전환해 적립금을 확보하는 전략이 자주 쓰인다. 다만 개인 상황에 따라 다르므로 전환 전 시뮬레이션이 필요하다.
Q. 퇴직금을 IRP에서 바로 다 빼면 안 되나요?
A. 인출은 가능하지만 세금에서 손해다. 일시금보다 연금으로 나눠 받으면 퇴직소득세 감면(최대 3040%)과 낮은 연금소득세율(3.35.5%)을 적용받는다.
관련 도구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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본 글은 정보 제공 목적이며, 투자·세무 판단과 그 결과는 본인 책임이다. 수익률·세금은 운용 결과와 개인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중요한 결정은 전문가와 상담하라.
